7일(이하 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또 다시 공습해 최소 11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에 대한 추가 보복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말 러·우크라 정상과 각각 통화한 가운데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전 관련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AP>, <로이터> 통신 등을 보면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러시아 미사일·무인기(드론) 공습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여러 주거용 건물에 떨어져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민들이 건물에 매몰돼 구조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초기 3명으로 발표됐던 사망자 수가 몇 시간 만에 최소 11명으로 늘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부상자도 60명 이상으로 급증했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64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일 68대와 무인기 351대가 동원된 이번 공격에서 요격 미사일 부족으로 피해가 커졌다며 미국와 유럽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에 대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지원을 결의할 것을 촉구했다.
긴급구조대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소 15채의 주거용 건물이 손상됐거나 파괴됐다. 포딜스키 지구에서만 주거용 건물 건물 4채가 파괴됐는데 9층 건물의 5층 이상 대부분이 붕괴해 건물 상층부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다리차가 동원됐다. 이 지역 21층 건물도 공격에 노출돼 구조대원들이 주민 수색에 나섰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동부 다르니츠키 지구에서 25층 건물 파편에 맞아 2명이 숨졌고 구조대가 상층부에 갇힌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30층 건물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에 나섰다.
이번 공격은 지난 2일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31명이 사망한 데 이은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 러 공격 몇 시간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또 다시 대규모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러시아의 키이우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깊숙한 곳의 에너지 시설 타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러 <타스> 통신을 보면 6일 러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내 민간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키이우 방산기업, 에너지 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이 "심각하진 않지만 약간의" 연료 부족을 초래했다고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 강화가 러시아에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연료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하는 폴란드 기반 업체 로찬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5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성공 횟수는 16회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들어 러시아 정유시설은 최소 194회 공격 받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배 더 높은 수치다. 신문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러시아인들이 주유소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고 많은 지역에서 연료 판매 제한이 부과되는 등 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러시아 국민 일상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러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국방 싱크탱크 전략기술분석센터의 루슬란 푸호프 소장은 에너지 시설 공습으로 전쟁 중에도 러시아 내에선 정상적 생활이 유지되고 있다는 크렘린(러 대통령궁)이 공들여 유지해 온 환상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또 다른 치명적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그는 왠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항복은 받지 못하고 우크라이나가 '심층 타격' 무기를 대량 생산할 시간만 충분히 벌어줬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 성공률이 증가가 현격한 생산 능력 증대, 관리 능력 개선 외에도 러 방공망을 피하는 최적 경로를 알려 준 미국의 정보 지원에 기인했다고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달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종식 압박을 위한" 40일 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히며 대대적 여름 공세를 예고한 상황에서 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전 관련 움직임이 있을지 주목된다. 5일 <AP> 통신을 보면 백악관은 취재진에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고위 당국자는 취재진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긴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그 방안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뒤 푸틴 대통령과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 각각 통화를 갖기도 했다. 러 외무부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4일 미·러 정상이 미 독립기념일 계기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합의 관련해 논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적대행위 종식 및 평화 해법 모색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독립기념일 축하 인사를 건네고 현 전선 상황과 외교적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그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실질적 전망이 있으며 미국의 결의가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계기 8일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휴전에 걸림돌이 돼 온 레바논 공격을 멈추지 않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문제를 시리아 맡길 것을 언급한 바 있다. <AP>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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