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선택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강한 반발이 쏟아졌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15일 '매불쇼'에 출연해 "(이 대통령은) 본인에게도 나라에도 해가 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국민이 나서서 바로잡지 않으면 길이 없다"고 했다. 보수인사 기용 등 중도확장 전략에 대해서는 "정계 개편을 머릿속에 둔 것 같은데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고, 검찰개혁 이슈에 대해서는 "1년 넘게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마키아벨리 식으로 이 문제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檢에 수사권 조금이라도 남기면 개혁 아니다? 이해 안 가"
이재명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우상호 강원지사는 1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너무 과도한 해석"이라며 "'필연적으로 실패한다'는 것은 가정법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권에서 그런 표현은 조금 상처가 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우 지사는 "의심을 확신으로 표현한 것이 큰 오류"라며 "(유 전 이사장이) 서운한 게 있으실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런 표현은 우리 당원·지지자들에게 상당히 위기감을 줄 수 있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적절한 표현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우 지사는 특히 유 전 이사장이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가 의심된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에 대해 "검찰개혁은 그동안 굉장히 많은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대통령) 본인 얘기를 여과 없이 얘기하셨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는 확실하게 결정했고, 조직도 분리시켰다"고 반박했다. 우 지사는 "대통령이 '일반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보완책을 달라'고 계속 걱정한 것인데, 그걸 '검찰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겨놓으면 개혁이 아니므로 이재명 대통령은 개혁에 반대한 사람이다' 이렇게 몰고 가는 논리는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이번에 몇 가지의 형사 사건에서 그런 문제점이 드러났지 않느냐"며 "여성단체에서도 여러 피해자들이 자신이 당한 피해 사례를 계속 고백하고 있지 않느냐. 만약에 이 상태로 그냥 가면 장윤기 사건 같은 게 또 생기면 그때마다 민주당이 당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우 지사는 또 유 전 이사장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해 명픽 후보들을 공천했다'는 취지로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게 당무에 개입한 거냐"며 "정청래, 박찬대 두 분이 전당대회 할 때 대통령은 분명히 한 번도 개입한 적이 없다. 제가 정무수석이었기 때문에 잘 안다"고 했다. 그는 "그때 모든 언론은 박찬대 후보를 대통령이 지원한다고 의심하고 기사를 썼지만 그때 박찬대 후보가 형편없는 결과가 나왔지 않느냐. 대통령이 개입했다면 과연 그 정도 결과밖에 안 나왔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영진 "대통령이 공약 어겼다? 너무 과한 표현"…김남준 "개혁의 적 늘리는 독설"
친명 7인회 출신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같은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도 기본적으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고, 그에 따라서 중수청·공소청으로의 조직 통합을 시한에 맞게 정리를 했다"며 "완전히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느냐, 그런 부분들을 유지해 나가면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 나가고 그런 다음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느냐 하는 의견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검찰개혁'이라는 도식적 논리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생각했던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 그리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부분들은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저희가 보기에는 큰 물줄기로 가고 있는 건데, 그 속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어겼다'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과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정부·여당은) 본질은 잘 지켜왔고 그러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가고 있다"며 "민주당의 대선공약만 올바르고 현재 국민들이 얘기하고 있는 여러 형사사법 체계의 수정에 따른 문제점에는 눈감는다면 그것 또한 문제"라고 역으로 지적했다.
이른바 '문명회동' 당시 이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해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고 말한 것을 정계개편의 신호로 본 유 전 이사장의 비판에 대해,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이 얘기하는 '구조적 다수'는 (정계개편 등) 인위적인 형태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구조적 다수' 개념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인사·정책에서 중도실용적 영역을 받아들이고 중도 확장의 큰 방향으로 나가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넓게 받아나가겠다는 생각"이라며 "유 전 장관은 ('구조적 다수'의 사례로) 1990년 3당 합당의 예를 들었는데, 저희는 3당 합당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형태로 인위적인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한 정치 협잡이었다고 본다"고 선을 긋고는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나 이런 건 (이 대통령의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이재명의 입'으로 불린 김남준 의원도 소셜미디어 글에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은 개혁을 위한 쓴소리라기보다 개혁의 적을 늘리는 독설에 가깝다"며 "검찰개혁의 내용과 속도는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지만 여러 정책적 판단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동기에 대한 추정"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김남준 의원은 "검찰권 남용의 가장 큰 피해를 겪은 정치인 중 한 사람이 이 대통령"이라며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것이 개혁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했다. 그는 "이러니 개혁의 허상을 내걸고 대통령마저 반개혁론자로 왜곡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꾀하는 세력이 끊임없이 자기정치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남준 의원은 특히 "강한 지지층은 결집할 수 있지만, 진영 밖 국민에게는 개혁이 공익을 위한 제도개선이 아니라 권력투쟁과 내부 다툼처럼 비칠 수 있다"며 "결국 개혁 반대세력에는 공격할 명분을 주고 정부와 여당에는 불필요한 방어 부담을 안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혁은 반드시 저항을 동반한다. 불가피한 저항은 감수하되 불필요한 적대는 줄이고, 국민의 동의를 넓혀 '저항의 총량을 줄이는 것'이 개혁의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책임 있는 자세"라며 "대통령 말을 왜곡해 대통령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내란세력에 이익되는 일 말고 좀 도와달라"
당 원로 박지원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와 전날 소셜미디어 글 등을 통해 "왜 유시민 작가가 1년 갓 지난 이 대통령을 또 흔들기 시작하나. 누구를 위해서 종을 울리나"라며 "결국 내란 세력을 돕는 길"이라고 일침을 가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유 작가, 그래도 진보적인 지식인이면 내란세력한테 이익되는 일보다는 우리를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박 의원은 그러면서 "유시민 작가가 5년 내내 DJ를 흔든 것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대통령 선거 때는 그 유명한 'DJ 필패론'을 펴면서 자기 대학 은사인 보수정당 조순 후보를 지지했고, (DJ정부) 2년도 안 됐는데 하야론, 마지막에는 '정신이 좀 나간 것 같다'고 여러 가지로 얼마나 괴롭혔나"고 과거 일을 언급하면서 "그러나 결국 김대중 대통령은 당선됐고, 대통령으로서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세계와 역사와 국민이 보장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그랬는데 또 이재명 대통령을 그렇게 흔들면…(되겠나)"라며 "이 대통령이 4년간 잘못했다고 하면 나머지 1년을 좀 정신차리라고 할 수 있지만, 1년간 잘했지 않느냐. 국민도 70% 가까운 지지를 보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유 전 이사장이 이재명 정부의 중도확장 전략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해 "모든 대통령들이 집권 후에는 중도 보수를 포용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 유명한 동진정책을 썼고, 자기를 죽이려고 한 중앙정보부 국장 출신 강인덕 통일부 장관을 임명해서 그분의 입에서 햇볕정책이 나오게 했고, 이종찬 국정원장, 김중권 비서실장 다 동진정책을 써서 포용을 했다"고 반론했다.
이어 "유시민 작가와 가장 가까운 노무현 전 대통령도 확장을 위해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한테 '연정하자'고 하지 않았느냐"며 "보수가 집권하면 좌클릭을 하면서 우리를 포용해 줘야 되고, 진보가 집권하면 우클릭을 해서 포용해서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당 지도부 "왜곡"…차기 전대 주자들도 비판, 정청래만 "노 코멘트"
현재 당 지도부에 속한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국민 여러분께 여쭤보겠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실패의 길로 가고 있나"라며 "유시민 작가의 말은 동의도 못 할뿐더러 상당 부분 왜곡"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강 최고위원은 유 전 이사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교조적 모습"이라며 "대다수 지식인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내 분위기에 대해 "개별적으로 다 물어본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 때만 해도 유시민 작가가 가진 메시지의 무게와 영향력을 존중했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통령·민주당을 향한 메시지는 시효가 다 됐다, 도저히 공감이 안 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8.17 전당대회에 나선 당권주자들도 앞다퉈 비판을 쏟아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정은 이해하겠으나 그것을 저렇게 저주와 악담 식으로 표현한 것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문계 주자인 고민정 의원도 "무조건 모든 것을 선악으로 구분하려는 것이 오히려 더 필패의 길”이라고 했다.
김민석 전 총리는 이날 SBS TV 인터뷰에서 "유시민 작가가 우리 민주진영 대통령들을 강하게 공격한 것이 여러 번 있었지만 그게 늘 맞지 않았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망한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고 성공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FTA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 말했지만 그 또한 평가가 다르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통상적 평론의 영역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정청래 전 대표는 유 전 이사장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노 코멘트"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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