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틀 연속 정면충돌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한 까닭을 부연 설명하고, 청와대가 이를 재반박하면서다.
청와대는 지난 8월 28일자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 공문에 "손봉기 후보자에 대하여는 헌법 제104조 제2항 및 법원조직법 제41조 제2항에 의하여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였으므로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공문상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것은 임명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음으로써 임명할 의사가 없다는 거부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며 "이것이 후속절차로서 재제청을 요청한 사유"라고 했다.
청와대는 "임명하지 않을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모순이기도 하고,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도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조 대법원장이 "공문에는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청와대는 거듭 조 대법원장을 향해 "공문상 누가 보더라도 대통령의 임명 거부 입장이 명백히 드러나 있고 이것이 후속절차로서 재제청을 요청한 사유임에도 재제청 요청의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이 손봉기 후보자 제청 과정에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한 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4명의 후보자를 적법하게 추천받았음에도 법령상 근거 없이 후보자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사퇴 의사를 물은 것은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법하게 추천된 후보자들을 제청 대상에서 배제하려는 시도야말로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어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에 대해 특정 후보자를 제청하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형식적 권한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대통령의 임명 거부 및 재제청 요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상식을 가진 평범한 시민의 관점에서 공문 내용을 이해하고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조속히 후속 절차를 취하여 주기 바란다"고 조 대법원장에 요구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에 관한 해석을 첨언하며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은 대법원장이 특정 후보자를 제청하면 그대로 따라야 하는 형식적 권한이 아니다"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았으므로, 후보자가 국민이 바라는 대법관 상에 부합하는 적임자인지를 판단해 임명 또는 임명 거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대통령의 실질적 임명권 행사 및 국회의 동의를 통해 사법부는 비로소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에 기속된다고 보는 것은 사실상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임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며 "이는 국민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헌법해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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