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잇따르면서 교육감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전북교육감 선거는 초기부터 후보자의 상습 표절문제가 드러나면서 교육자로서의 '자질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급기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전북도교육청 주요 보직을 놓고 후보자 간 '막후거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지역 교육계 안팎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투명성, 공공성을 담보해야 할 교육감 선거가 오히려 "정치권보다 더 혼탁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육감 선거가 정당 공천 없이 치러지는 현행 구조 속에서 사실상 '검증 시스템'이 부재한 상태로 운영되면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현행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정당 공천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후보 대부분이 정치 성향에 따라 진보와 보수진영 단일화를 거쳐 사실상의 정치 선거를 치르고 있다.
그나마 전북에서는 진보진영측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그마저 검증을 위한 절차가 생략됐다. 문제는 정당이라는 공식 검증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어도 온갖 문제가 발생하는 게 현실인데 교육감 선거는 이마저 빠져 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정당 공천 과정에서 최소한의 윤리,도덕성·범죄경력·정치적 책임성 검증 절차라도 존재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출마 선언과 동시에 곧바로 후보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논문 표절, 연구비 논란, 선거운동 위법 논란 등 각종 문제가 선거 기간 내내 터져 나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감은 사실상 수조 원의 예산과 수만 명 조직을 책임지는 자리인데도 후보 검증은 지방의원 선거보다 허술하다"며 "교육 전문성과 도덕성 보다 정치적 세 결집과 조직 동원이 선거를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교육감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최근에는 막판 후보 단일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지난 7일, 천호성, 유성동 두 예비후보의 단일화 기자회견 직후 유성동 예비후보 측 관계자가 폭로한 녹취록에는 유 예비후보가 "전북도교육청 주요 보직을 보장받아 단일화에 참여한 것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듯한 정황"이 담긴 내용이 있어 교육계는 물론 도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미래세대의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선거에서 도교육청의 주요 보직을 흥정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교육감 선거가 일정한 정당 조직 없이 치러지는 구조이다 보니 세를 불리기 위해 후보 간 단일화가 추진되면서 각종 밀실 협상과 음성적 거래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광역단체 교육감 선거는 사실상 광역단체장 선거 수준의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데, 일정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 선거비용을 보전받지 못하게 된다는 점도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비 전액, 10% 이상이면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다. 반면에 10% 미만 득표 후보는 대부분 비용을 사실상 개인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조직 동원 경쟁이 과열되고, 단일화를 둘러싼 음성적 거래 가능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교육계 한 인사는 "교육감 선거는 정당 지원 없이 개인이 수억 원대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구조"라며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 실패나 낮은 득표율이 곧 정치적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니 무리한 연대나 거래 유혹이 반복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선거비 압박이 결국 교육철학 경쟁보다 정치공학 경쟁으로 흐르게 만든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면서 교육감 후보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공직 후보자 수준의 사전 검증 제도를 도입하거나, 논문 표절·연구윤리 문제를 사전에 심사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새겨들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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