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미 대법원, 트럼프 독립기관 인사권 대폭 확대…연준만 빼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미 대법원, 트럼프 독립기관 인사권 대폭 확대…연준만 빼고

대법, '선거일 뒤 도착 우편투표 유효' 판결…트럼프 패소한 성학대 사건 심리 요청도 기각

29일(이하 현지시간) 보수 우위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제외하고 대통령의 독립 기관 인사 해임 권한을 인정해 이들 기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제력을 크게 키웠다. 다만 같은 날 판결에서 대법원은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 용지를 무효화하려는 공화당 시도를 저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패소한 성학대 사건 심리 요청도 기각했다.

이날 대법원은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레베카 켈리 슬로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을 해임한 것이 적법하다고 6대 3으로 판결했다. 이는 독립 기관 인사를 대통령이 부정행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해임할 수 없도록 한 1935년 판례를 뒤집은 것으로, 대통령의 이들 기관 통제권을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민주당 추천 위원인 슬로터를 해임했다.

다른 5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들과 함께 다수의견을 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하급자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전국노동관계위원회,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원자력규제위원회 등 20여 개 등 다른 독립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진보 성향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을 통해 "수십 개의 독립 위원회들이 이제 단순한 행정 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사회의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막대한 권한이 대통령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판결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판결을 환영하며 "이 결정은 1930년대부터 미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염원해 온 것"이라며 "대통령 권한 관련 역대 가장 중요한 판결 중 하나인 이 역사적이고 전례 없는 판결을 이끌어 낸 현직 대통령으로서 큰 영광을 느낀다"고 밝혔다.

연준 이사 해임 시도엔 제동…재시도 원천 차단은 안해

같은 날 대법원은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시도엔 5대 4로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과정에서 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제기하며 해임을 발표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연준 인사가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만 해임될 수 있다"며 지금 쿡 해임을 허용한다면 "정당한 사유에 의한 해임 보호가 임의 고용과 다름 없는 수준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의 이번 판단은 대통령의 향후 연준 인사 추가 해임 시도까지 원천 차단하진 않았다는 분석이다. 판결 근거 상당 부분이 쿡에 해명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데 기인했기 때문이다.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쿡에 제기된 혐의 자체에 대해 판단하진 않은 채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에 의해 쿡을 해고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궁극적 판단은 부분적으로 사실관계에 달려 있다"며 향후 해임 시도를 차단하지 않았다. 로버츠 판사는 각주에서 적절한 통지와 이의 제기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통령이 쿡의 추가 해임을 "재시도"하는 걸 금지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결정은 "순전히 절차상 이유" 탓에 내려졌다며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임 시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컬럼비아대 법학 교수 질리언 메츠거는 상반된 두 판결 관련, 연준과 다른 독립 기관 사이 명확한 법적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관들이 대통령이 단기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장기적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는 금리 인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연준에 너무 많은 통제력을 행사하는 걸 꺼렸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번 결정의 동기는 경제를 붕괴시키지 않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미 CNN 방송을 보면 슬로터는 기자회견에서 "금융권은 어떻게든 특별 대우를 받지만 그 외 일반 미국인들을 지키는 기관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대법, '선거일 뒤 도착 우편투표 무효' 공화당 주장 기각…트럼프에 타격

이날 대법원이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집계하는 것이 연방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5대 4로 판단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제기한 주장을 기각하며 "선거일 관련 법률엔 투표용지 수령에 대한 아무 규정이 없으며 우린 의회가 선택한 문구에 내용을 덧붙일 수 없다"고 밝혔다.

미시시피주, 캘리포니아주 등 14곳 주에서 선거일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는 선거일 뒤 일정 유예기간 안에 도착할 경우 유효표로 집계된다. 배럿 대법관은 "선거 부정과 그 의혹은 심각한 문제지만 다른 유사한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판결을 "유권자 권리에 대한 엄청난 침해"라고 비판하고 의회에 우편투표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유권자 신분 검사 강화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자신의 2020년 대선 패배 원인이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펴 왔다.

트럼프 패소한 성학대 민사사건도 원심 유지

<AP> 통신을 보면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패소한 성적 학대에 대한 민사재판 심리 요청도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대법원은 관행대로 별도의 기각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작가 E 진 캐럴에 500만달러(약 78원)를 배상하도록 한 2023년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2023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1996년 뉴욕 맨해튼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캐럴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입증됐다고 판단해 해당 배상금 지급 명령을 내렸다.

캐럴은 트럼프 대통령 상대로 주로 2차 가해 관련 별도의 명예훼손 소송 또한 제기해 2024년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위자료 8330만달러(1293억원)를 캐럴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도 대법원에 심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난 적도 없는 여성의 허위 주장"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판결을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 연방대법원의 모습. ⓒAFP=연합뉴스
김효진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