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기 위한 수순으로, 특히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는 중도실용을 주창하지만 한시도 개혁의 과제를 멈출 수 없다"는 등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 기조를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공개회의 마지막 순서에 "오늘로 저의 최고위원회의 주재는 마지막일 것 같다"며 "당대표 직을 내려놓는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어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며칠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제 정치인생을 돌아봤다"며 "저는 '노사모'였다.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떴고, 노무현의 정치개혁인 경선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했다.
유력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2002년 후보단일화 협상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 대표는 또 "이재명 대통령은 저의 동지이야 전우", "꼭 성공시켜야 할 우리의 대통령"이라면서도 "이재명 정부는 중도실용을 주창하지만 한시도 개혁의 과제를 멈출 수 없다"고 이재명 정부 노선과 차별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전국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제일 많이 하시는 말씀이 '1인1표제 해주셔서 감사하다', '검찰개혁 꼭 해달라'(는 것)"라며 "국민과 당원의 절절한 바람을 잘 알고 있다. 개혁의 엔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정 대표의 간판 공약인 1인1표제는 앞서 지난 2월 추진 당시 친명(親이재명)계 이언주 전 최고위원이 '연임 포석'이라며 반발해 당내 갈등 소재가 된 바 있다.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이 화두가 된 최근에도 김남희·임미애 의원 등이 이에 반발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선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내용을 두고 정부와 당 지도부 간의 의견이 갈려 당정 간 이견설이 일었고, 특히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두고는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정 대표와 '예외 인정'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입장이 최근까지도 극명히 갈렸다.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엔 강력한 저항이 따른다"며 "당 안팎의 저항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말 없이 묵묵히 일했다"고 강경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역시 검찰·사법개혁 등 개혁입법 추진 국면에서 당청갈등 소재로 꼽혔던 정 대표의 강경기조와 이 대통령의 중도기조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정 대표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일었던 6.3 지방선거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는 단결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총선 승리와 정권재창출을 위한 통합과 연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필요하면 결선투표제 도입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장 선거 패배 등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친명계에서 지도부의 선거전략 실패를 원인으로 제기하자, 친청(親정청래)계에선 '반청(反정청래)' 기류를 겨냥해 '당내 분열이 문제'라는 취지로 반발한 바 있다.
친명계에선 지방선거 '패배' 책임에 따른 정 대표의 사퇴 및 연임 불출마 등을 촉구하기도 했는데, 이날 사퇴를 표한 정 대표가 '패배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정권재창출에 대한 본인 역할론을 천명한 것 또한 연임 도전 의사로 읽힌다.
이른바 '뉴이재명' 현상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언에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당시의 업적을 나열한 정 대표는, 이어 이재명 정부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으로 이어지는 민주정부의 역사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다"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도·실용 기조를 중심으로 보수진영을 아우르며 지지층 외연 확장을 꾀하는 '뉴이재명' 전략에 맞서,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와 지지 기반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역사는 직진하지 않지만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며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 피워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정 대표는 그러면서도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저 정청래"라며 "걱정 마시라. 이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끝까지 지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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