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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오입력=득표율 조작"? 장동혁 주장이 틀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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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오입력=득표율 조작"? 장동혁 주장이 틀린 이유는

[분석] '당락 바뀌었을 가능성' 근거는 어디에?…"증거·증언 없는 해로운 주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최근 6.3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조작"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시간대별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이 발견된 걸 두고 "득표율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인데, 이는 선관위의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조직적 공모로 선거 결과 자체가 뒤바뀌었을 가능성을 가리킨다. 공당 대표가 객관적 증거 없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대체 뭘 감추겠다는 건가"라며 "누구의 감시·감독도 없이 선관위 직원이 그냥 자기 책상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숫자를 마음대로 입력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에서 선거가 치러졌다면 지금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발언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선관위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이후에도, 장 대표는 조작 가능성을 전제로 앞선 대선·총선 등 모든 과거 선거에 대한 '개표 시스템' 확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투표율 조작'을 넘어 '득표 수 조작', '득표율 조작'을 주장하며 전국 단위 재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투표율을 조작할 수 있다면 득표율 조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투표율을 조작하면, 득표율 조작은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그 외 어떤 숫자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제기한 선거소청 심리 변론을 위해 중앙선관위를 직접 찾은 지난 27일에도 "마지막에 투표율과 득표율을 임의로 전산에 입력할 수 있다면 선거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투표를 마칠 때까지, 개표할 때까지 엄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투표자 수와 득표 수가 조작된 것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로 서울·경기·충청권 등 일부 지역에서 실시간 투표율을 오입력한 뒤 수정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의 최종 투표자수를 맞춘 정황은 드러났으나, 최종 투표자수·투표율과 득표자수·득표율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은 포착된 바가 없다.

아울러 투표율과 득표율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투표율은 '전체 유권자 중 실제 투표한 사람의 비율'을, 득표율은 '전체 유효표에서 특정 후보가 얻은 표의 비율'을 의미한다. 무효표는 투표율에는 반영되지만, 득표율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득표율은 개표된 투표지에서 후보자가 실제로 득표한 유효투표수만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설사 투표율 오입력이 있었다고 해도 이것이 곧바로 '득표율 조작'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는 없다.

장 대표의 말처럼 득표율을 조작하려면, 특히 전국 단위의 선거 결과 조작이 가능해지려면 모든 개표 참관인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인위적으로 각 후보자의 득표를 바꾸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각 정당별 추천 개표 참관인도 현장에 있는데, 이들이 동일한 이해관계를 갖고 이 같은 행동을 꾸미는 건 불가능하다.

예컨대 6.3 지방선거 당시에는 전국 구·시·군 258곳에 개표소가 차려졌다. 선거 당일 선관위는 총 19만 7000여 명의 투표 관리 인력과 11만 7000여 명의 개표 관리 인력 등 총 31만 4000여 명이 투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최근의 투표율 오입력 등은) 실제로 오지 않은 유권자가 투표한 것으로 조작한 게 아니다. 최종적으로 투표자 수를 허위로 늘렸다던가, 득표자 수를 조작한 건 더더욱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로 현재까지 전국 4곳에서 재검표가 이뤄졌는데, 당선자가 바뀐 곳은 없다. 수개표로 진행한 재검표에서도 득표율 조작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투표지분류기를 도입한 2000년대 이후 재검표로 당선 결과가 뒤바뀐 사례는 단 1건도 없기도 하다.

결국 어떤 구체적 증거도 없이, 장기적으로는 당의 신뢰도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극단적 "득표율 조작" 주장까지 제기하는 배경에 당 안팎에서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장 대표에게 비판적인 이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함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장 대표가 꾸준히 찾는 서울 올림픽공원에는 현재 장 대표와 함께 "부정선거"를 외치는 강성 지지층만이 주로 남은 상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공직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선거는 굉장히 중요한 주권 행사이고, 주권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때문에 아무런 증거나 증언도 없이 음모론적 주장을 하는 것은 무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투표율 오입력과 득표 수 조작은 인과관계가 없다. 전혀 다른 문제"라고 장 대표의 의혹 제기를 일축하며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은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주장을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음모론적 주장은 굉장히 해롭다"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 김준우 변호사도 "정무적으로 사안을 바라보지 말고, 차분하게 선거 시스템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쉽사리 조작을 예단하는 건 과잉"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 내동 거북공원에서 열린 6.3 참정권 침해 규탄 김해시민 집회에서 연설하며 태극기가 그려진 옷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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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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