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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주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온라인 논쟁 주도…이틀새 7건 '폭풍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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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주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온라인 논쟁 주도…이틀새 7건 '폭풍 트윗'

국민의힘 주류에 오세훈·한동훈·유승민 등도 반대론 가세…홍준표·이정현은 찬성론 주장 눈길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전망과 관련, 주말새 잇달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며 온라인 논쟁을 주도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먼저 토요일인 지난 27일 오전 호남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할 경우 공업용수 부족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조선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 다만 수십 년간 '분할지배'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호남을 농업도시 수준으로 관리하면서 농업용수 공급필요를 충족시키는 정도로 수자원을 방치해왔을 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도시 발전에 필요한 만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 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며 "세계 1·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쳬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만큼 어리석지 않다.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지역균형발전과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에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 글을 쓴 지 약 5분 후 올린 두 번째 글에서는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다.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짧게 비꼬았다. 청와대는 이 글이 여당 8.17 전당대회 등 정치적 해석으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하며 "이 대통령이 SNS에 게재한 글은 원칙적 내용"이라면서도 "기업의 지방 집중 투자에 대한 억측과 허위 주장이 유포됨에 대한 안타까움"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해석 보도에 유의해 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날 오후 5시30분께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 '입지 선정 기준을 공개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고 했다.

이어 올린 4번째 글에서는 역시 유 전 의원의 주장을 언급하며 "반도체 산업엔 용수 외 전력, 특히 RE100 때문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며 "그런데 이미 수도권은 포화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고 그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같은날 저녁 7시30분께 이 주제와 관련한 5번째 글을 올렸다. "세상은 흑백만으로 돼있지 않다"며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수 있다"는 말로 시작하는 글이었다. 같은날 오전 올린 '시안견유시 불안불유불'과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이 글에서 삼성·하이닉스의 투자 결정에 대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며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며 "이 정부 최대 성과를 만들어낸 담당 공직자들, 국민과 국가에 유익한 대결단을 해 주신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해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 비방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또 밤 11시를 넘긴 시각 올린 6번째 글에서는 '2023년에 시행된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서 전남·광주는 이미 최고점수 평가를 받았다'는 취지의 과거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2023년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재임 시 국힘 정부에서 이미 공식 확인한 일이니, 최소한 국민의힘 의원들께서는 호남 반도체 산업 입지에 대해 이상한 말씀 자제해 달라"고 또 한 차례 야당을 겨냥했다.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대통령이 같은 날 하루 동안에만 단일 주제에 대해 6차례나 반복된 메시지를 낸 것은 매우 이례적 일이다.

이 대통령은 28일 일요일 오후에도 한 차례 더 장문의 글을 올리며 "반도체 호남 입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 주시고, 정치적 목적으로 (인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 글에서 "박정희 정부 시절의 수도권 및 영남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세계가 놀라는 산업화의 성과를 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극단적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부작용을 낳았다"며 "이제는 정의와 형평의 측면만이 아니라 지속적 포용성장의 측면에서도 이 오랜 세 가지 차별과 소외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그 해답의 중심에 서남해안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 정부의 대대적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의 결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 산업 중심지를 추가조성하는 것"이라며 "소모적 정치투쟁은 멈춰달라.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생존 목표를 위해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실장은 "AI 시대의 승부는 결국 얼마나 많은 최첨단 반도체를 얼마나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며 "더 많은 팹을, 더 빨리 지어야 한다. 생산능력은 곧 국가 경쟁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모적인 논쟁과 끝없는 절차에 발목이 잡힌다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또 "반도체 특별호황은 엄청난 부를 만들어낼 것이나 그 돈이 수도권 부동산으로 몰리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며 "산업에서는 승리했지만 사회에서는 실패하는 역설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 팹은 과감하게 더 짓고, 초과 유동성은 해외투자와 미래대응기금으로 분산하며, 국내에 남는 자금은 수도권 아파트가 아니라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데 쓰이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실장은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 클러스터는 하나의 정책이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며 "이것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아니라 △AI 시대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산업정책이자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초과 유동성을 부동산이 아니라 공장과 전력망, 용수 인프라, 연구시설, 장비산업, 새로운 도시로 흘려보내는 거시경제 정책이며 △수십만 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산업으로 올라설 사다리를 놓는 사회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전략'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지도부로 대표되는 당권파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지원한 당 주류는 물론, 오세훈·한동훈·유승민 등 중도보수 성향 당대권주자들까지 일제히 반대론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5일 당 최고위에서 장 대표와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 등이 "대통령이 직접 '니가 가라 호남'을 압박하고 있다"(장동혁). "기업의 자율적 판단이 아니라 정부 압박에 의한 것이라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신동욱), "전력이 가장 풍부한 곳은 동해안 경북 지역인데 어떻게 호남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알고 싶다"(김재원)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관련 기사 : 국민의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론에 부정적…양향자만 "불가피")

정 원내대표도 27일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부지 선정이 정권의 외압 없이 기업의 전략적 판단만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세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동시에 공장증설을 검토해서, 동시에 광주전남이 최선의 부지라고 결정하고 함께 발표하는 것이 정권의 정치적 외압 없이 가능하다고 믿을 수 있겠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SNS에는 '수십 년간 분할지배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호남을 농업도시 수준으로 관리(해왔다)'는 정치적 표현이 담겨있다. 이것이야말로 대통령 본인이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정치공학에 물들어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면서 또한 "김용범 실장이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 달려가서 이 사안을 보고한 것도 이번 결정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적 계산이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27~28일 연달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가 주도하는 호남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표 계산을 위해 대기업의 팔을 비틀고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국정운영 사유화", "무책임한 개입으로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 "프로 바둑 9단에게, 아마추어 바둑 수준의 정치가 행정지도라는 완장을 차고 훈수를 두며 생색을 내는 꼴"이라는 등 강경 비난을 쏟아냈다.

한동훈 의원도 주말 동안 "정히 기업들 괴롭히고 싶으면 차라리 떡볶이를 드시라. 전대 총알용 비합리적인 강압 투자로 반도체산업 망치는 것보다는 그게 낫다"거나 "대통령이 한 말을 보면, 삼성·SK 호남 투자를 이미 자기가 결정했다는 고백 같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결정한다는 포장조차 안 하겠다는 것", "명청대전 총알로 쓰기 위한 거라는 속셈 다 드러났다"고 비난 글을 연이어 올렸다.

이 대통령이 직접 소셜미디어에 인용하며 반박한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7건의 글을 올리며 열띤 반대론을 개진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25일 "경북 구미가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평당 148만 원인 땅을 단돈 1000원에 내놓겠다고 한다"며 "정권의 어느 누구도 '왜 호남인가?'에 대해 단 한마디 설명도 없다", "(입지선정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장문의 글을 올린 데 이어, 27일 "바보야 문제는 전력이야", "호남 반도체 투자에 의문을 제기하는 다른 지방 국민들을 '돼지'라고 말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고 이 대통령과 온라인 공개 설전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께서 너무 서두르신다. 정부가 호남으로 다 정해놓고 기업들 겁주지 마시고 공정한 유치경쟁을 하도록 해달라. 반도체 공장 입지는 영남이 호남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게 없다"는 호소와 "대통령이 올린 6개 글들을 보니까 '닥치고 무조건 호남'이라는 의혹이 더 분명해졌다", "내일 발표를 취소하고 그동안의 밀실정책을 백지화하고 공정한 경쟁으로 결정하기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는 비판을 오가며 이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 내에서도 일부 찬성 주장도 나왔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8일 소셜미디어 글에서 "나는 호남에 입지조건만 된다면 반도체 단지가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건 정략적인 조치가 아니라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국적인 산업 재배치가 정쟁의 도구로 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였다.

홍 전 대구시장은 "박정희 대통령 이래 영남은 창원을 중심으로 중공업이 자리잡았고, 울산을 중심으로는 자동차·조선·석유화학으로 우리나라를 견인하는 공업지대로 자리잡았고, 부산은 수출주도형 산업효과로 물류도시로 우뚝 섰다. 다만 대구만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GRDP가 30년째 꼴찌일 뿐"이라며 "80년대 들어와서는 경기·충청을 중심으로 반도체·전자산업 등이 자리잡았는데 유독 호남만 별다른 산업 없이 농업중심도시로 남아 있다"며 이같아 주장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특별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던 이정현 전 의원도 지난 25일 올린 글에서 당내 반대논리를 일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호남 반도체 투자가 반드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호남의 넓은 부지와 재생에너지, 항만, 미래 전력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27일 올린 다른 게시물에서는 "나경원, 이준석, 장동혁, 한동훈께 호소"한다며 "(입지) 검증에 동의하지만 검증이 시작 자체를 위축시키는 방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 정치가 던져야 할 질문은 '왜 호남인가'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 것인가'여야 한다"며 "호남은 지난 60년 동안 충분히 기다렸다. 이제는 기다림이 아니라 기회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보수가 먼저 호남의 기업투자를 환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25일 당 최고위 회의석상에서도 호남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호남 및 충청 지역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은 폭증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감당할 불가피한 조치"라고 홀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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