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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강진 사망 최소 235명…"잔해 속 뛰어들어 아내·딸 이름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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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강진 사망 최소 235명…"잔해 속 뛰어들어 아내·딸 이름 외쳐"

구조 인력도 장비도 부족…미, 2300억원 지원·중남미 이웃국들도 구조대 파견

베네수엘라 강진 사망자가 235명으로 늘었다. 북부 해안가에 피해가 집중된 가운데 구조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수색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기간 경기 침체로 지진 전에도 베네수엘라 국민 거의 3분의 1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해 왔다. 언제 올지 모르는 구조대를 기다릴 수 없는 가족들은 직접 잔해 속에 뛰어 들어 수색에 나섰다.

미국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을 보면 카를로스 알바라도 베네수엘라 보건장관은 25일 오후 7시 기준 지진 사망자 수가 235명, 부상자 수는 4300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국영 방송을 통해 밝혔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이날 오후 200명 이상이 부서진 건물 잔해 속에 매몰됐고 157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혀 사상자가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

전날 오후 6시를 갓 넘겨 베네수엘라 북부에 39초 간격으로 규모 7.2 및 7.5 강진이 연쇄 발생했다. 이 지역에 이 정도 수준 강진이 일어난 건 1900년 이후 처음이다. 지진 발생 깊이도 10~20km 정도로 얕아 피해를 키웠다.

북부 해안 라과이라주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 위치한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도 지진 피해로 폐쇄돼 구호 활동에 어려움을 더했다.

전문가들이 생존자 수색 골든타임을 24~72시간으로 보는 가운데 주민들은 구조대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라과이라 주민 요를리아나 콜메나레스는 25일 오전 폐허가 된 건물 옆에 서서 안에서 '똑똑' 두드리는 듯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연인이 안에 갇혀 있는 것 같았지만 구급대도, 소방관도, 의료진도 도착하지 않았다. 주민들이 직접 무너진 벽, 엉킨 전선, 먼지를 헤치고 잔해를 파헤치고 있었다. 잔해를 옮길 중장비가 필요하지만 조잡한 헬멧을 쓴 민간 구조대만 도착하자 무너진 아파트 건물 옆에 선 한 여성은 "여기 내 자매가 살고 있었는데! 이건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이 지역 주민 조나단 가르시아 또한 25일 오전 9시께 정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살던 아파트 잔해를 파헤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그는 콘크리트 더미 속 작은 구멍 속으로 뛰어들어 아내와 16살, 22살인 두 딸의 이름을 큰 소리로 외쳤다. 딸들은 대답했지만 아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아내는 끝내 살아서 발견되지 못했다. 구조된 딸들을 데리고 간 병원은 환자들로 넘쳤고 병원 입구 바깥 바닥에도 70명 이상의 부상자들이 얇은 매트만 깔고 누워 있었다.

수도 카라카스의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피해가 컸던 카라카스 알타미라 지역 주민 호세 모릴로(61)는 잔해 속에서 형이 구조되길 밤새 기다렸다. 구조대는 있었지만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망치 같은 기본적 도구조차 부족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자정을 넘기자 그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초조해 했다. 이후 형은 콘크리트 판에 깔린 채 발견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카라카스 시내에선 수백 명이 공원, 주차장 등에서 밤을 지샜다. 세 아이의 엄마인 다야나 델가도는 정부가 약속한 중장비는 어딨냐고 비판하고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을 파헤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된 8살 아들이 "갇힌 건지 보호소에 있는 건지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피해가 가장 큰 라과이라 지역으로 다른 지역에서 구조대를 차출해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는 지진 이전에도 이미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공공서비스 부족 등 위기에 빠져 있었다. 유엔(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5일 성명을 통해 지진 발생 전 이 나라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8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태였다고 지적하며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을 촉구했다.

미, 2300억원 지원 및 병력 증강해 물류 대응…이웃국들도 구조대 파견

미 국무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베네수엘라 지진 구호를 위한 1억5000만달러(약 2308억원) 규모 지원을 발표했다. 이 지원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베네수엘라 기금에 1억달러, 국제이주기구(IOM), 세계식량계획(WFP), 월드비전 등 단체에 5000만달러 등 주로 인도주의 단체로 향한다. 재난지원대응팀(DART), 도시수색구조팀 파견도 밝혔다. 또 기배치된 군사자산을 활용해 신속한 물류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진 발생 뒤 "새 친구" 베네수엘라를 돕겠다고 밝혔다.

25일 미 남부사령부(SOUTHCOM)는 보도자료를 내 케빈 제러드 해병대 소장이 이날 카라카스에 도착해 지진 구호 활동에 대한 국방부 지원 활동을 총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부사령부는 구호 지원을 위해 이 지역 병력을 증강하고 상륙수송함 USS 포트로더데일, 연안전투함 USS 빌링스, C-130 허큘리스 수송기 등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웃국들도 지원을 서둘렀다. CNN을 보면 엘살바도르는 구조대 및 응급대원 300명, 인도적 지원 50톤(t) 수송을 준비했다. 콜롬비아는 구호 물자와 함께 구조대 60명, 수색견 4마리를 보내기로 했다. 칠레도 도시수색구조대(USAR)를 파견했다. 멕시코는 의사, 간호사, 수색구조대, 병사 등 261명 규모 인력을 공군 수송기 2대에 실어 보냈다.

25일 중국 외교부는 언론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의 필요를 고려해 적절한 방식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6일 중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베네수엘라 지진으로 중국인 2명 사망이 확인됐고 베네수엘라 주재 중국 대사관과 협력해 중국이 지원하는 기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라과이라주 카라벨레다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라과이라주에서 지진 피해 건물 곁에 주민들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라과이라주 카티아라마르에 있는 한 아파트 건물이 지진으로 심하게 훼손돼 있다. ⓒAF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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